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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네 잎 클로버 같은 행운 전하고파”


▲인터뷰하는 오시환 보건행정담당 사무관.
잡초더미에서 우연히 발견한 네 잎 클로버는 산기슭 어귀에서 찾은 산삼 못지않게 반가운데요. 어느 잡초더미 사이에 있었을 네 잎 클로버가 지금은 제 수첩 한쪽에 놓여 있습니다. 제법 빳빳하게 마른 네 잎 클로버가 보이시나요?


이곳에 오기까지 '그놈'도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자기 덩치의 몇 배나 되는 구두에 밟히기도 하고, 벌레에 뜯겨 상처입기도 하고요. 이내 누군가의 손에 꺾여 생전 듣도 보도 못한 건물 안으로 들어가기까지, 네 잎 클로버치고는 꽤 고단한 길을 지나 저에게 왔습니다.

뜬금없이 무슨 네 잎 클로버 타령이냐고요? 사실 생전 처음 네 잎 클로버를 선물 받아 자랑하고 싶었거든요. 생각해보니 저에게 선물을 준 그분도 네 잎 클로버를 닮은 것 같기도 해요. 사람이 어떻게 네 잎 클로버를 닮았느냐고요? 일단 한번 만나보세요!

"잠~시만요. 선물입니다. 고생하시니까 두 개 드릴게요."

선물이라는 소리에 '아 어떻게 거절하지'라는 생각부터 들었는데, 선물을 보고 난 후 기분 좋게 넙죽 받았습니다. 잎에 상처가 난 네 잎 클로버였거든요. 네 잎 클로버는 '행운'을 뜻하는 거 다들 알고 계시죠? 네 잎 클로버를 준 그분을 만난 것도 저에게는 행운이었습니다. 그를 통해 경남도가 제공하는 보건복지 혜택을 속속들이 알 수 있었거든요. 그는 보건행정과에서 일하며 도민에게 '행운'을 전해주고 있었습니다.

홀로 남겨졌을 때 누군가가 내미는 손, 이런 게 바로 행운 아닐까요? 에이즈, 성병환자 등 정신적 육체적 고통은 상당하지만 위로받지 못하는 분들에게 보건행정 감염병관리담당이 손을 내밀었습니다.


▲김점기 감염병관리담당 사무관.
김점기 감염병관리담당 사무관은 "보건소 에이즈 전담요원이 도내 에이즈 환자와 자주 이야기하는 편입니다. 도내에는 에이즈 감염 환자가 290명 정도 있는데, 사실 에이즈는 흔하지 않은 병이라 환자분들이 툭 터놓고 말할 곳이 적어요. 그래서 담당직원에게 의지도 많이 하는 편이고요"라고 말했는데요.

감염병관리담당에서는 에이즈 환자에게 병원비·약값 지원 등 재정적 지원뿐 아니라 그들에게 수시로 연락해 대화상대가 되어주기도 해요. 덕분에 병 관련 이야기 외에도 개인적인 이야기를 할 만큼 환자들과 가까워지기도 했고요. 감염병관리담당에서는 에이즈뿐 아니라 식중독, 설사 등 매해 나타나는 전염병에 걸리는 사람에게도 도움을 주고 있었습니다. 도민 건강과 관련된 일을 해서 부서가 24시간 비상체계로 운영되고 있었는데요. 도내 비상연락망 구비는 물론, 주말출근도 마다치 않는다고 하니 항상 긴장 속에서 사는 바쁜 그들입니다.

바쁜 생활 속 보건행정과 보건행정담당 사람들은 각 기관에 배치되는 공중보건의사가 날이 갈수록 줄고 있어 걱정하는 눈치였습니다. 공중보건의사가 필요한 기관에서 ‘인력을 더 보내달라’는 볼멘소리가 조금씩 들려서인데요.


▲오시환 보건행정담당 사무관.
오시환 보건행정담당 사무관은 "의학전문대학원이 생기고 여성의사가 늘어나 군 복무 대신 보건행정 일을 하는 병력자원이 줄어들고 있어요. 대체인력 자체가 줄어드는데 각 기관에서 인원충당을 요구하니 그런 부분이 조금 힘듭니다"고 말합니다.

마주하면 마주할수록 조금씩 바라는 게 많아지는 것도 보건행정과와 네 잎 클로버의 비슷한 점인 것 같습니다. 묵묵히 보는 이들에게 '행운'을 전해주는 것도 닮은 부분이고요.


▲이종학 주무관.
가끔 불만 섞인 민원을 묵묵히 듣는 이종학 공공보건담당 주무관은 "의료원관리, 도립 노인 정신병원 관리, 시군 의료원관리 등 신청을 받아 지원해주고 있는데, 가끔 민원인에게 전화가 와요. 지난해에는 지원을 받았는데 올해는 왜 받을 수 없느냐 거나 왜 이렇게 돈이 적으냐는 등 말을 하시는 분들이 있어요"라고 말합니다.

더 많은 도민이 혜택받을 수 있게 보건행정지원을 받은 도민은 다음 해에 우선순위에서 밀리거나 지원 제한을 두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종학 주무관은 그런 속사정도 모르고 막무가내인 민원 전화를 받으면 속상할 때도 있다고 해요.

종종 볼멘소리를 듣지만, 보건행정과는 묵묵히 도민 건강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었습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어느 것 하나 소홀할 수 없어 도민들이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건강증진사업도 50여 가지를 하고 있습니다.


▲신정하 건강증진담당 사무관.
신정하 건강증진담당 사무관은 "금연 클리닉부터 어르신 인공 뼈 관련, 자살예방까지 도민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몸 건강을 책임지고 있어요. 치료비 지원을 해주기도 하고, 도내 취약지역에 가서 취약원인이 무엇인지 파악 후 개선사항을 마련하기도 하고요"라고 말합니다.

힘든 건 없느냐는 질문에 그는 시간이 다 해결해 준다고 싱긋 웃어넘겼는데요. 시간과 노력을 들인 끝에 어르신 틀니 사업 등 단가 문제로 이해관계가 맞지 않았던 일도 잘 마무리 되어 지금은 대부분 보건행정사업이 자리 잡혀있었습니다. 덕분에 얼마 전 ‘뇌혈관질환자 관리 및 예방 방법’을 보건복지부에서 벤치마킹해 갔을 정도로 각 기관에서 인정받고 있었습니다.


사무실 한쪽, 공민희 병원선담당 사무관 자리는 비어있었습니다. 어르신들 진료를 하고자 통영으로 갔기 때문인데요. 보통 일주일에 한 번 행정업무를 보러 사무실에 온다고 합니다. 병원선을 타고 섬으로 가 어르신들 이야기 상대가 돼 드리고, 어르신 건강도 챙기는 그들은 찾아가는 서비스를 하고 있었습니다.

남들이 꺼리는 곳을 찾아 도민건강을 살피고, 싫은 소리도 마다치 않고 묵묵히 일하는 보건행정과는 도민에게 행운을 주는 네 잎 클로버 같은 존재가 아닐까요. 덕분에 오늘도 각종 병에서 무사히 벗어나 발 뻗고 잘 수 있었습니다.

“네 잎 클로버 같은 행운 전하고파” 저작물은 자유이용을 불가합니다.

“네 잎 클로버 같은 행운 전하고파” 저작물은 자유이용을 불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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